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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

비가 소리도 없이 내립니다. 회사 창이 북쪽으로 나 있는데 삼각산 봉우리가 흐릿하게 보였다가 사라졌다 합니다. 마치 안개 핀 물가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이렇게 비가 오면 어릴적 생각이 납니다. 그 근동의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낡은 기와집이었는데 마당을 건너가면 작은 골...

망상

요즘에는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간다. 약속도 귀찮도 술도 귀찮고 사람보는 것도 별 흥미가 없다. 귀차니즘 중증인 듯 싶다. 그러다보니 공상 아니 망상이라고 해야할 것들이 자꾸 떠오른다. 회사에 앉아있다보면 사표를 멋있게 던지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한다. ‘나는 간다. 막장에서 계속 ...

어떤 귀납법

하필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씼고 누우려는데 뜬금없이 당도한 부고. 자정 넘어 도착한 영안실에는 마음 통했던 친구였고 늘 보고 싶었던 愛人 늘 감사했던 형님이자 항상 존경했던 선생님이 누워있다

일요일 단상

부엌 창으로 해가 진다. 동생이 약속있다며 나간다고 부산하다. 밥먹기 귀찮은데 그냥 굶을까? 그러고 있자니 갑자기 허기가 진다. 허전할 때는 이상하게 밀것이 당긴다. 냄비에 물을 올려놓고 냉장고를 열어본다. 귀찮은 생각이 들어 냉장고 문을 닫고 돌아서 창 밖을 본다. 아무래도 무얼...

단골술집 #6 (부제 : 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

IT 업계에 종사한지 올 해로 10년을 채우게 된다.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나 같이 불성실하고 게으른 인간이 10년간 같은 일을 하고 있다니 말이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나는 참 게으른 인간이다. 아침형 인간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아침 6:30에 출근하는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