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음산하게 내린다. 어제는 동지였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낮이 조금씩 길어진다. 태양을 기준으로 본다면 동지가 한 해의 시작이 맞을 것이다. 실제로 동지를 기준으로 삼는 달력도 있었다고 한다. 낮이 길어진다고 해서 바로 겨울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동지가 지나고 소한 대한이 지나고 입춘도 지나야 비로소 조금씩 따뜻해진다. 해는 길어지기 시작했지만 동장군의 위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고통의 시간을 피할 수는 없다. 변하는 그 시간을 견뎌야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