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먹으면서 피스타치오를 접시에 조금 덜었다. 껍질을 까서 스뎅 그릇에 던져넣으면 땡ㅡ 소리가 난다. 일본 불교 사찰에서 염송 중에 치는 종소리 같다.”

일전에 적어 두었던 단상인데 얼마 전 내 生日에 동생이 ‘씽잉볼’을 선물했다. 내가 평소 명상에 관심이 있던 걸 알았고 동생 역시 관심이 있던터라 이런 선물을 고른 것 같다. 나는 이것이 ‘씽잉볼’ 이라고 불리는 것은 처음 알았지만 일본 불교에서 염송 또는 기도 중에 이런 모양의 종 또는 그룻을 타격하여 그 떨림을 조용히 觀하는 수련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늘 군더더기 없는 선승의 방이나 고요히 명상에 잠긴 수행자의 모습을 동경해왔지만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머리 속은 언제나 쉴 틈이 없다. 사소한 물건 하나 버리는 것도 힘들다. 책장 한 켠에 놓여있는 씽잉볼을 바라보다가 내일 출근 지하철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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