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선배가 특유의 서글서글한 눈매로 말했다. 새들이 죽는 걸 본 적 있어? 새들은 죽는 걸 들키지 않아. 산 속 어딘가에서 아무로 모르게 죽거든. 나는 그 말에 동의했고 우리는 잠시 말이 없었다. 짧았지만 길었던 그 침묵은 숙명에 대한 절망이자 조용히 사라지는 것에 대한 동경이었고 같은 병을 앓는 사람으로서의 애틋함이었다.  그 후로 나는 도시에서 새들의 시체를 몇번 보기는 했지만 여전히 새들은 죽는 것을 들키지 않는다고 믿는다.

Pentax MX/SMC A50.7/Fuji C200 BW 전환

경주,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