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게 하루를 시작하면 밤이 금방 찾아온다. 그 때서야 뒤늦게 흘러가 버린 시간을 아까워하면서 뭔가 할 일을 찾는다. 그러나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지 않는다. 아침에는 느리게 가던 시간이 하루를 마무리 할 때가 다가올 수록 쏜살처럼 빠르게 달려간다. 이쯤되면 허투로 써버린 하루를 아쉬워 하면서 냉장고에 있는 한 잔의 술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내가 견딜 수 없이 싫으면, 가끔 밤늦게 차를 몰아 시외로 나간다. 산 길을 달려서 어두운 강가에 차를 세우고 몸의 열기를 식혀본다.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는 이태원 경리단길 골목

20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