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이라,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이말은 술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다가 예외다. 모자란 술 만큼 거시기 한 것도 없다. 그래도 또 술 마시러 간다.

월요일인데 한산하다. 그런데 사실 월요일날 술집 장사는 괜찮은 편이다. 주말동안 억지로 가정에 봉사했거나 잠에 찌들어 있었거나 어쨌든 그래서 음주에 대한 포텐셜이 높아진 월요일 저녁은 술 장사가 괜찮다. 더군다나 끝날 것 같지 않은 지긋지긋한 직장생활의 무한도전 처럼 느껴지는 월요일 저녁에는 술을 안 마실 도리가 없다. 그래서 월요일에는 술장사가 제법 괜찮다. 물론 내 이론이다. 틀리거나 말거나. 어쨌든 오늘은 월요일 답지 않게 한산하다. 한산한 술집에 주인장도 희희낙낙이니 참 이상한 술집이다.

거참 성실한 청년이다. 이 집에 일년 넘게 다녔지만 여전히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청년이 있다. 영화 배우다. 여러 단편 영화에 출연했고 올 해는 그가 출연한 작품이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모양이다. 나를 형이라고 부르는 그 친구는 시간날 때 보라며 자기가 출연한 영화를 파일로 보내줬는데 아직 못봤다. 참 나도 무심한 놈이다. 프로필 사진을 새로 찍어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단다. 면목동에 보내야 쓰겄다. 어쨌든 그 녀석이 한달 전쯤에 여자친구가 생겼단다. 조만간 소개시켜 준다는데 뭔가 얻어맞은 느낌이랄까? 어, 내 여동생 소개시켜 줄껄.

오늘 따라 계속 드는 생각, 과연 말 할 수 없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말하는 것이 좋을까. 침묵은 금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나는 당연히 과묵과 묵언을 금과옥조처럼 지니고 살아왔다. 하지만 말해지지 않는 침묵이 金이란 것을 누가 알아 줄 것인가. 나는 쓰잘데기 없는 돌멩이를 금으로 착각하고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차라리 대책없이 말하고 네 놈이 말하는 金이란 것은 사실 돌멩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편이 낫겠다. 모난 돌이 정 맞지만 정이라도 맞아야 모난 돌이 고운 돌 될 것 아닌가. 인생은 짧단다. ART IS 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