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씼고 누우려는데 뜬금없이 당도한 부고.

자정 넘어 도착한 영안실에는

마음 통했던 친구였고

늘 보고 싶었던 愛人

늘 감사했던 형님이자

항상 존경했던 선생님이

누워있다

창졸간이라 한산한 빈소에서

말없이 소주를 마신다

육개장에 밥말아 꾸역꾸역 먹는다

그 국물 참 징그럽게도 맛있네

울할머니 가시던 그날도
눈은 펑펑내리고

뜨겁던 국물이 징그럽게도 맛있었지

그래 상가집 밥 참 징그럽게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