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송년 회식이 있었다. 술을 좋아하지만 회식은 싫어한다. 회사 생활을 족쇄로 생각하는 내게 회식은 견디기 힘든 지겨움이다. 친하지도 않은 이들과 술을 마시고 마음에도 없는 말들에 대꾸하는 것처럼 지겨운 일이 있을까. 어쨌든 사회생활은 해야 하기에 식사만 하고 2차에선 빠져나오는 것이 나의 최선이다. 오늘도 그렇게 억지로 고기를 먹고 맥주를 몇 잔 마시다 빠져나오려 했다. 그런데 일이 꼬여서 타이밍을 놓쳤는데 흔한 전근대적 사고를 가진 이들이 일단 가서 인사하고 가라고 불러세웠다. 퇴사욕구에 다시 불을 지르는 이 상황을 나는 묵묵히 참고 노래방 앞에서 다른 술집을 찾고 있는 그들 무리에 가서 ‘인사만 하고’ 빠져나왔다. 어떻게든 아슬아슬하게 회사 생활이란 것을 견디고 있는 나를 좀 내버려두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