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좋던 4월 어느날 무악동 일대를 걸었다.

곧 재개발이 되어 허물어질 집에 아무도 기와를 새로 올리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여인숙이 있는 골목은 서울에서는 흔하지 않은 풍경이다.

햇살이 좋았고 바람도 좋았다.

너무 늦게 찾은 것일까? 벌써 퇴거가 완료되어 집들은 텅비어 있었다.

문은 굳게 잠겨있고 아무도 볼 리 없는 광고전단지만 대문에 붙어있다.

여기 살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이사를 간 것일까.

여인숙.

따뜻한 햇볕에 잘 마르고 있는 빨래는 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바람 좋던 날. 

2013.4 무악동 일대

COLOR : Pentax ME Super SE, FUJI COLOR C200, M42 Auto Mamiya Sekor SX 35mm F2.8

BW : Kodak Retina IIa, Lucky SHD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