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 가을이다.

아침나절엔 나도 모르게 이불을 머리까지 끌어당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라지만 나에겐 후회와 반성의 계절이다.

묵은 달력을 두 장이나 떼어냈다. 비로소 9월이다.

꼭 해야 할 무언가를 잊고 싶고 피하고 싶어서

아무 생각않고 정신없이 떠내려왔더니

어느덧 청명한 가을밤에 이렇게 술을 마시고 있다.

아뿔싸,

한 캔 마실동안 냉동실에 히야시 해두었던 맥주가 얼어버렸다.

티벳의 ‘룽다’같이 보였던 어느집 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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