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년의 끝
시간은 영원한 줄 알았다.
내 곁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이 세상도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키가 자라고 수염이 날 때쯤
영원한 것은 없다란 걸 알았지만
마치 젖을 떼지 못하는 아이처럼
나는 여전히 착각의 시간 속에서 살았다.
그러나 그 견고한 시간속에서 영원할 것만 같았던
故 김수환
故 노무현
故 김대중
세 분이 나의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한 세대가 지나가고
역사의 변곡점에서
마치 울음을 뚝 그친 아이처럼
少年은 다시 깨달았다.
시간은 흘러가고
영원한 것은 없다란 것을.
2009년 가을
그렇게 내 유년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