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마음이 편해졌노라고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는데 별로 걸림이 없노라고 생각해왔는데

완전 착각이었다.

조그만 부딪힘에도 침착함을 잃어버리다니.

착각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는 그저

부딪힘 자체를 교묘히 피하는 데 능숙해졌을 뿐이다.

내가 생각해도 이점만은 대견하다.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부딪힘이 없을 수 없는데

피한다고 능사만은 아닐 것이다.

부처님의 위대한 것은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세상으로 내려오신 데 있다고 생각한다.

산중(山中) 도인은 가짜다.

등산로 초입도 찾지 못해 헤매는 나지만 어쨌든 심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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