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의 지하철은 마치 패잔병을 싣어나르는 군용트럭 같다.

표정은 표정대로 자세는 자세대로 하루의 무게가 온전히 실려있다.

무개념 무매너의 사람도 많다.

파침치가 된 몸을 이끌고 그런 지하철에 타기가 죽기보다 싫을 때가 있다.

어떤 때는 바람 시원하게 부는 지하철역 입구에서 한참을 서서

열을 식힌 때도 있었다. 지하철은 타야겠는데 바깥 바람이 너무 좋았다.

어느날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이를테면 금요일

저녁같이 다음날이 부담이 되지 않는 때에 한시간 남짓 걸어보면 어떨까 하는.

적당한 지하철 역까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보는 거다. 머리에 열도 식히고

운동도 할겸. 재밌을 것 같다.

Categories:

Upd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