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귀에 닿기 전엔 아련한 안개와도 같다 새벽 솔숲을 흐리게 하거나 창밖 풍경을 젖게 했던
낙하의 열망이 빗방울 되어
양철지붕이나 스레트 따위를 때리고
마른 논이나 어느 강물에나 하다못해 시멘트 바닥에라도 내리면
선잠 깨우듯
쏴아아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