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입관한 것이 2004년 8월이었으니 어느새 햇수로 4년차가 됩니다.

중도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하겠다는 처음의 약속은 지켰지만

결코 열심히 했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별로 많지 않은 친구들 마저도

제가 태극권 수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간혹 몸이 불편하거나 건강이 악화되어 무엇인가 할만한 운동을 찾는 분들이

있으면 저는 먼저 가벼운 스트레칭을 권합니다. 혹은 간단한 요가동작을 권하기도

합니다. 이것도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어릴적 부터 허약했습니다. 운동도 별로 해본 적 없고 이런저런 병치레도 많았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호흡이나 명상 수련을 접하고 나름대도 열심히 했기에 지금수준의

건강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참창공과 태극권을 수련하면서 부터는 더욱 건강해졌습니다.

이런 제가 정작 태극권을 권하지 않다니 이런 아니러니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왜 이렇게 되었나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태극권 수련이 단순한 운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태극권 수련이란 하나의 수행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인생의 목적으로 幸福을 말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가족의 건강, 능력의 발휘, 자아의 실현등을 말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부인하려 하지만 그 근저에는 돈(錢)이 있으며 우리는 오늘도 그것을

모으기 위해서 스스로 생각했던 행복의 요건들을 기꺼이 희생합니다.

제가 태극권을 쉽게 권하지 못했던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아까운 시간을 쪼개서 Output이 쉽게 나오지도 않는 이런 수련에 투자할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령 어렵게 입문하였다 하더라도 소기의 목적 - 이럴테면 건강 - 을 달성하면

흥미를 잃어어리게 됩니다. 더군다나 어쩡쩡한  태도로는 몸의 건강도 이루기가 쉽지 않습니다.

태극권 수련을 고상한 취미의 레파토리 정도로 생각해서는 이 수련을 오래 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절에 들어가거나 수도원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삶의 목표에 있어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고 그 일순위에는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정하고

있는 그것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태극권을 권하기 앞서 이러한 말을 해 줄 수 없었기에, 또 공감을 이끌어낼 자신도 없었기에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요즘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내 멋대로, 나와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 속에서 편하게 지내오다가

공유할 점이 별로 없는 사람들과의 생활은 건조하고, 외롭기도 합니다.

백악과 종자기의 고사가 저에게 가당치도 않다는 것을 잘 알지만,

마음에 맞는 친구가 절실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횡설수설을 하게 되었나 봅니다.

결론은, 좋은 주말 저녁 보내시고 다음 주도 활기차게 시작하세요.^^;